홈즈컴퍼니 인사이드#8
홈즈의 안방마님,
코리빙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하시는 최희경 전무님.
코리빙 기획과 설계, 디자인에서 운영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게 일하면서
겸임교수로 일주일에 한 번 강의까지 뛰시는 열혈 인간!(냉혈 인간 아니고)
오늘은 차분히 함께 앉아 차 한잔 나누면서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홈즈스튜디오 선정릉에서 만난 최희경 전무>
“도시, 환경, 디자인 공부를 넓게 하고, 회사 대표도 했어요.”
Q. 일단, 꽤 긴 시간 동안 다양한 공부를 하셨는데 그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네, 평소에 솔직하게 ‘나는 넓고 얕게 공부했다’고 말하고 다녀요(웃음).
사실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로 한번 꺾였고(사실 아트 자체에 대한 열정은 크지 않았다 생각해요) 학부 때는 숙명여대 가정 대학에서 주거학(실내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어린 마음에 ‘실내 인테리어는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테일에서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디자인을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에 진학해서 도시설계와 조경을 함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숙명여대에는 환경 디자인 관련 대학원 과정이 없어서, 친구들은 연구 쪽은 연세대 주생활학과, 취업 쪽은 홍익대 실내 디자인 전공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구요. 저는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셈입니다. 들어가서도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지를 증명하면서 첫 학기를 보내야 했어요. 결과적으로 아주 적성에 맞았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졸업한 후 96년부터 직장 생활을 한 후, 2003년에 창업을 했어요. 창업 직전에는 SK 주식회사에서 신규 사업개발과 외부 벤처 투자 검토를 집중적으로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아이디어를 낸 아이템이 통과되어서 당시 약 10억 예산으로 별도 조직으로 준비하던 시점에 대표님이 갑자기 교체되면서 사업개발팀 전체가 흔들리는 걸 봤죠. 저에게 선택지는 SK 남아서 캐시백사업팀을 가는 거였는데 저는 창업의 길을 선택했어요. 32살, 제가 하고 싶은 분야의 프로젝트를 하니 정말 즐겁더라구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존경하는 공공디자인 분야 1세대 김현선 교수님께서 계속 일하려면 박사가 꼭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마침 모교에 환경디자인학과 박사과정이 개설되어 2008년에 박사 공부를 시작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19년엔가 10년 만에 가까스로 학위를 마쳤습니다 .
공부 이력이 꽤나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이름으로만 보면 ‘실내디자인 – 환경조경 – 환경디자인’이니 도시, 환경, 디자인 관련된 공부를 두루두루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도시나 환경 공부를 꽤 오래 하셨고, 강의도 하고 계신데 그 분야에 대한 철학이 있으시다면?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 도시 차원에서 설계적으로 멋지게 풀어서 만들었는데, 정작 잘 쓰이지 않는 공간이 되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거였어요.
제가 잊을 수 없는 도시의 어떤 Scene이 있는데요. 마포의 한 골목길이었어요. 복지관에서 나오는 작은 골목길에 어느 날 작은 플라스틱 벤치와 비를 살짝 피할 수 있는 덮개, 노란 벽이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동네 어르신들이 모이더니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되었어요.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곳이었는데 그냥 벤치와 덮개, 알등 몇 개만 가지고도 아침, 점심, 저녁 커뮤니티의 공간이 되는 모습을 본 거죠. 그 사례처럼, 너무 인위적이고 거대한 컨셉이 아니라 그냥 그곳에 계신 분들의 숨은 바램을 찾아내고 해결해 주는 그런 공간 기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Architecture without Architect’라는 말이 있어요. 건축가가 없는 건축, 그러니까 우리가 막 현란하게 말로 내뿜고 이런 것보다 어떤 포인트가 되어주는 그런 실질적인 배려나 표현이 가장 멋진 건축 아닐까 해서요. 저에겐 그 골목길이 그런 것이었거든요.

<사진: 대학원 재학 시 주민참여 설문 조사 중>
Q. 와, 멋진데요. 이후 회사 생활은 어떠셨나요?
도시건축가로 유명하신 김진애 전 국회의원이 대표로 계셨던 <서울포럼> 건축설계사무소에서 부산의 센텀시티 기획 업무를 진행했어요. 그 대표님이 굉장히 멀티형 인간이시라, 도시PD로서 건축, 도시, 그래픽, 콘텐츠, 3D, 영상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다양한 업무를 해야만 했고 기억에 남는 건 96년 당시 아크포럼이라는 건축 웹진을 우리나라 최초로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든 것입니다. 다음에는 작은 광고대행사에서 도시마케팅, 전시, 축제 기획 및 실행 업무도 하고, 테마파크 기획 업무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아까 말씀드렸던 거처럼 SK 코퍼레이션 사업개발팀에서 비즈니스 디벨로퍼로도 일했죠. 그러다가 에듀 콘텐츠라는 신사업 기획을 들고나와서 직접 창업을 하게 됐어요.
Q. 그 때 만드신 회사는 어떤 곳이었나요?
<오픈글로브>라는 회사였어요. 도시문화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종합 디자인 에이전시였고, 경관이나 전시 디자인 및 콘텐츠, 웹, 아카이브, 홍보영상, 책자, 굿즈까지 모두 다뤘어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가 넓다 보니, 일의 범위도 굉장히 넓었어요. 그렇게 일하면서 2007년에는 당시 삼성물산에서 일하시던 이태현 대표님과 용산 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도 같이 진행했었구요. 중간에 가족과 함께 외국 갈 일이 생겨서 더 키우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첫 회사고 10년 이상을 운영했으니 굉장히 애착이 있던 회사였지요.
“홈즈 합류 후 나의 일상은 언제나 도전의 연속”
Q. 홈즈 합류는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2015년 대표님께서 미스터홈즈 설립하신 것을 페북이나 지인들 통해서 알고 있었어요. 그 시점 저는 미국에 있을 때였는데 1~2년에 한 번씩 서로 연락하거나 홈즈 합류 오퍼를 하시더라구요(웃음).
당시에는 내 회사를 해야지 하는 생각이 우선이라 계속 사양했었는데, 2022년에 마침 코빌리지* 말씀을 하셔서 결정적으로 넘어갔습니다. “최 대표님 이제 용역 그만하고 싶지 않으세요? 직접 만들고 운영하고 싶지 않으세요?” 라고 하시는 말씀이 제가 홈즈에 오게 된 결정적 한 마디였습니다. 도시, 환경 쪽 하는 사람에게는 꿈 같은 프로젝트니까요. 제가 운영하던, 에이전시 단위 회사가 아니라, 투자∙ 개발∙ 운영∙ 중개까지 다 갖춘 홈즈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합류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덧붙여서 말하면, 홈즈스튜디오 선정릉도 너무 좋아 보였고, 도시환경을 좋게 만든다는 회사 가치도 평소 제 생각과 같아서 마음에 들었구요.

<코빌리지 전시회를 알린 개인 SNS 피드>
*코빌리지 : 지방의 인구 소멸 문제와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하면서, 도시에서 벗어나 교외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에 맞게 삶의 방식과 모습을 혁신한 공유형 마을. 강원도 고성에 건축 예정.*관련기사 <이데일리>
Q. 홈즈 합류 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맨 처음 했던 일은 코빌리지 사업 기획이었습니다. 워케이션 및 생활인구 개념 도입, 타겟팅의 재선정, 공간프로그램 기획 , 커뮤니티 서비스 등 열정을 담아 했던 것 같아요. 코리빙 사업본부와 홈즈명동점 운영까지 겹치면서 23년도 후반부터는 코리빙 사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입사 당시 제 업무 분야는 아니었던 홈즈스튜디오 원효로점의 정상화였어요 원래 공사했던 팀 수소문해서 물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입주민을 채울 수 있는 기본 환경을 갖추는 일을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문종환 전무님과 송현준 디렉터가 입사하면서 자연스레 입주율 100%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홈즈스테이 명동인데, 그 이야기는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웃음). 23년 5월 홈즈스테이 명동점을 오픈 이후 24년 1월 홈즈스테이 수원점 , 5월 G밸리 가산점, 7월 홈즈스튜디오 선정릉 리모델링 , 12월 홈즈레드 명동점 오픈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네요.

<서울 및 수원, 일본 도쿄까지 10개의 지점을 보유한 홈즈컴퍼니>

<서울 및 수도권에서 운영중인 홈즈스테이와 홈즈스튜디오 - 왼쪽부터 명동, 가산, 레드, 수원, 선정릉>
Q. 홈즈스테이 명동점, 지금은 아주 사업이 잘되는 곳인데, 처음 세팅은 힘들었나 봐요?
명동점이 우리 홈즈스테이* 브랜드의 시작이잖아요. 홈즈는 스테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스튜디오와 다른 또다른 의미에서는 B2C서비스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시작한 게 아닐까 싶어요. 홈즈스튜디오*는 특성상 고객들과 매일 대응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마케팅이든 고객 대응이든 모두 기본에 충실하게 진행하면 되는데, 스테이는 구조가 완전히 다르죠. 더구나 명동점은 300명 넘는 수분양자(자기 자본으로 방을 분양 받은 분)들이 존재하다 보니 이 분들을 설득하고 우리 편으로 만드는 일도 쉽지가 않았어요. 제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받았을 때 계약호실은 35실에 불과했습니다. 두 달 만에 130실, 그 이후 또 2개월 만에 180실로 늘었고 지금은 280실로 늘어났죠. 홈즈에 대한 위탁자분들의 믿음과 우리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홈즈스테이 : 1박 고객부터 1년 이상 장기 고객도 함께 있는 플렉시블 리빙 형태
*홈즈스튜디오 : 주로 몇 개월~몇 년 단위의 장기 고객이 있는 일반적 코리빙 형태
Q. 홈즈스테이는 단기 고객부터 장기 고객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묵는데, 호텔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저희는 당시에 핵심 타겟 고객을 3일 이상 묵는 비즈니스 방문객으로 상정했어요. 호텔이란 것이 하루 잘 때는 배낭 매고 갈 수 있지만, 3일 이상 머물려면 캐리어에 백 하나 정도는 가져가야 하잖아요. 이런 식으로 타겟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그 때 궁리했던 것이 ‘합리적’ ‘내추럴’ ‘어포더블’ 이런 방향이었어요. 필요 없는 것에 힘 주지 말고, 우리 고객이 정말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죠. 예를 들면, 집처럼 쉼과 잠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침대(린넨, 매트리스)만큼은 5성급 호텔에 들어가는 브랜드를 쓴다. 크기도 최소한 2인이 잘 수 있는 넓이로 한다. 어메니티도 ESG를 고려한, 편안하게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큐레이션 해서 제공한다, 작지만 그 공간 안에서의 고객 경험에 대해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고민하고요. 가령 2인이 홈즈스테이 명동점에 왔을 때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코리빙으로 장기 거주할 때도 꼭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일까 등등이요. 둘이 왔을 때 편안하고 편리한 서비스와 만약 둘이 머무를 경우에 마주 앉아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노트북과 핸드폰, 마우스 놓고 커피 한 잔 놨을 때 무리 없는 사이즈의 테이블이 필요하다 등등. 단순히 호텔이 아니라 플렉서블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는 코리빙 상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Q. 네, 늘 꽉 차있고, 특히 재방문율이 높은 이유가 있었군요. 그 외 숨겨진 포인트가 있었나요?
그 이후 다른 지점들 오픈이야기도 궁금하네요.
무엇보다 홈즈스테이 명동점의 현장 스탭들의 컨시어지 서비스가 중요한 요소일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출장이나 방문하신 고객들이 재투숙 하는 경우도 많고요. 스탭들에 대해 감사인사 메모도 남기고 가십니다. 운영적 측면과 사용자 요구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가구 시스템을 적용하고자 시도했구요. 여러 모로 단기 고객과 장기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매달 위탁자분들과 정기회의, 반기별 사업보고, 카카오톡이나 카페를 통해 위탁자-홈즈의 건강한 거버너스 체제도 유지하고 있어요. 이것도 중요한 ESG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24년 1월 홈즈스테이 수원, 5월 G밸리, 홈즈레드 명동점 12월 오픈까지 홈즈 전체가 열심히 달려왔어요. 3 - 5 – 2, 각 지점별 프리런칭 기간입니다(웃음). 그리고 홈즈스튜디오 선정릉 재매입 후 리모델링도 같이 마무리했던 다이내믹2024년이네요.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처럼, 모든 프라퍼티가 참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스테이 손님들에게 꼭 커피를 내려서 따뜻하게 대접하고 싶습니다(웃음). 따뜻한 불빛 아래, 고소한 산미가 깃든 커피. 오가는 좋은 대화가 있는 공간. 홈즈인이 하나하나 애정을 가지고서 운영하고 있음을 알리면서요.
그런 면에서 P&S(Product & Service) 영역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시기가 내년이라고 생각해요. 홈즈에서는 최근 오픈한 홈즈레드 명동점의 상품기획, 콘텐츠를 브랜딩화해서 2025년 글로벌 진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단순히 공간 만드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콘텐츠, 서비스 등 상품의 기획 및 실행 – 런칭 – 피드백을 통한 새로운 전략 도출과 실행,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Q. 내년, 코리빙 본부의 목표로 삼으신 것이 있다면요?
수치나 세일즈 목표도 있지만, 제가 첫번째로 중요한 목표로 삼은 것은 홈즈스튜디오와 홈즈스테이의 표준화된 매뉴얼, 상품 기획 – 공간과 서비스의 스탠다드를 만드는 거에요. 스테이는 그래도 최근에 4개 지점을 연달아 오픈하면서 어느 정도 기본 데이터들이 모여가고 있는 듯 하고 스튜디오의 경우에는 몇 년 동안 신규로 오픈한 경우가 없어서 추가적인 정리가 더욱 필요합니다. 특히 IP비즈니스로 홈즈 사업 분야의 밸류를 높이기 위한 R&D, 브랜드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대표님의 항상 말씀하시는 PD 중심 체제를 위한 기본 인력 양성과 팀빌딩도 큰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각 지점의 매출 증대, 손익 달성을 위해 다른 팀과의 협업을 통해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인재상 : 능력은 기본,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지 평가”
Q. 홈즈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문지원 님이죠(웃음). 우리는 애증의 관계에요(저는 애인데 지원님에게 저는 애증이 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랑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주말까지도 늘 같이 일했으니까요. 고생 많이 하는 거 알고, 고맙고 애틋하기도 하지만, 늘 제가 기대치가 높아서 더 많이 요청해서 힘들게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지원님이 뭘 보여 주더라구요. 제가 입사하고 첫 회의 마친 날 지원님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제가 보면 울지도 모른다고. 그걸 보고 울지는 않았지만,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한편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기대하고 왔는데, 지난 2년 간 내가 이 친구에게 과연 이런 상사가 되어 줬는지 울컥했습니다. 얼마 전 결혼한 상묵님이(지원님은 홈즈커플입니다) 저한테 ‘장모님’ 그런다니까요. 회사에서의 관계가 끝나더라도 오래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최근 P&S 합류한 박아름 팀장! 단시간에 굵게 서로 합을 맞췄는데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서로 일하는 즐거움이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에게 서운했던 점은 모두 잊어 주시길 두 분께 부탁드려요(웃음).
<지원님이 작성한 개인 SNS 일부 발췌>

<사진: 홈즈 전 직원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문지원님과 함께>
Q. 인재상이 분명하신 것 같아요. 어떤 분과 같이 일하고 싶으세요?
모든 리더가 그렇듯, 저도 당연히 능력과 태도 둘 다 봐요. 능력이라고 하면, 물론 혼자서도 잘 하면 제일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100퍼센트 완벽할 수는 없으니,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 시너지를 가져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태도 면에서는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 좋아요. 자기가 안 해 놓고 한 척하는 친구는 곤란하죠. 그런 사람은 결국 주변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든요. 자기도 모르게 상처를 주거나, 낙담하게 만들거나. 정리하자면, 일은 기본이고, 조직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는 관계를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을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담는 주거 공간 속, 다양한 것들을 채우는 일은 내 천직”
Q. 굉장히 여러 분야에 걸쳐서 일을 하셨는데, 가장 전문 분야를 꼽으신다면?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저는 다양한 영역에서 넓게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웃음). 일을 한 부분만 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작은 에이전시 대표를 오래 하다 보니 그게 몸에 밴 것 같기도 해요. 그 중에서 제일 잘 하는 것을 굳이 꼽으라면 공간 기획이겠지요. 디자인을 중심으로 시작했고, 기획과 마케팅과 운영까지 아우른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전시나 이벤트, 축제 운영 등 도시 소프트웨어적인 분야는 경험이 꽤 있었지만 호스피탈리티쪽 운영은 홈즈에 와서 배웠습니다. 23년 홈즈스테이 명동점 런칭 후에 대표님께서 해당점 운영까지 맡아 책임지라는 말씀에 사실 정체성 혼돈까지 왔었는데 오히려 이 일을 계기로 새로운 시야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새로운 적성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웃음), 제 개인 커리어가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엮어진 느낌입니다. 홈즈와서 가장 많이 채워진 분야죠.

<사진: 송년회에서 막간 업무 논의 중>
Q. 커리어로 보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주거 관련 일을 계속 해 오셨는데, 만족하시나요?
음. 저는 기본적으로 집이라는 것을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을 담는 삶터로서 이걸 보는 거예요. 그러면, 주거란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 또는 액티비티를 통해서 달라지잖아요. 이태현 대표님이 자주 말씀하시는 “공간은 사용하는 이들에 의해 가치가 정해진다”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공간 이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주거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달라지는 사람과 활동에 대한 대응을 위해 유연하게 움직여야 해요. 그 변화무쌍함이 저는 좋아요. 저한테 제일 힘든 것은 루틴한 일을 매일매일 해 내는 거에요. 가령 일상의 자극이 없이 유지운영을 하는 것만이 주어질 때 힘들어할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보지 못했고요. 오히려 매일 바뀌는 문제 나 과제를 만들고 그에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저는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것을 느껴요. 오늘 힘들어도 내일 또 신나서 시작하는 것은 아마도 제 그런 본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와! 천직이시네요. 감동적입니다~)
“나는 ‘과하게’ 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 미래 꿈도 많아요”
Q. 가족분들에게 전무님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평강공주”라고 해주네요. 살아남기 위해서 원래 저에 대한 대외적 언사가 몸에 밴 사람이라(웃음). 30%로 감해서 들으시면 될 거 같아요.
우리 아들은? 아마 ‘가족들 케어는 별로 안 하면서 너무 당당한 이상한 엄마’라고 할 것 같아요. 병 하나 제대로 따지도 못할 정도로 힘 없는 척하는데, 정작 자기 등짝 스매싱은 강력하다고 투덜거리니까요. 하지만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하하.


<사진: 미국에 유학 중인 아들, 남편과 함께>
Q. 회사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람일까요?
관계에 따라 평가는 아주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과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요(웃음)? 홈즈 입사 후 친구들은 제 회사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Q. 향후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지? 그 일을 할 때 홈즈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요?
세 가지 꿈이 있어요. 일단은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 다음은 고아원 후원 활동. 마지막은 할머니 그림책 작가요.
일단 첫번째는 저만의 공간을 하나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다는 것. 업무로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내 공간이 생기면 좋겠다는 당연한 생각이죠. 부티크 호텔이라고 거창하게 얘기는 못하겠지만, 아지트 정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모이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두 번째는 제가 대학교 때부터 직장 다니는 기간에도 고아원 야학 활동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끊겼어요. 그래서 거창하게는 아니라도 그런 일을 끊기지 않고 길게 해보고 싶어요. 그런 일들을 대학 때도 했는데 돈도 더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도 더 파워가 생겼는데도 못하고 있으니 반성이 됩니다.
세 번째, 그림책 작가는 무슨 이야기인지 아시겠죠(웃음)?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부지런하게 뭔가 매일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할머니가 돼서도 생산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홈즈에서의 경험은 1000%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제 부족함을 느끼고 채워가는 과정이 홈즈에서의 일상이라서요. 그리고 여기서 만난 좋은 동료들까지요.
(너무나 열정적인 홈즈인, 최희경 전무님 퐈이팅입니다 !!)
멋진 최희경 전무님과 함께
기획, 마케팅, 운영 등 코리빙의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고 싶다면?
홈즈컴퍼니 채용안내를 참고하세요. : )
https://www.homes.global/recruit
홈즈컴퍼니 인사이드#8
홈즈의 안방마님,
코리빙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하시는 최희경 전무님.
코리빙 기획과 설계, 디자인에서 운영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게 일하면서
겸임교수로 일주일에 한 번 강의까지 뛰시는 열혈 인간!(냉혈 인간 아니고)
오늘은 차분히 함께 앉아 차 한잔 나누면서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홈즈스튜디오 선정릉에서 만난 최희경 전무>
Q. 일단, 꽤 긴 시간 동안 다양한 공부를 하셨는데 그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네, 평소에 솔직하게 ‘나는 넓고 얕게 공부했다’고 말하고 다녀요(웃음).
사실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로 한번 꺾였고(사실 아트 자체에 대한 열정은 크지 않았다 생각해요) 학부 때는 숙명여대 가정 대학에서 주거학(실내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어린 마음에 ‘실내 인테리어는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지금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테일에서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적인 가치가 있는 디자인을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에 진학해서 도시설계와 조경을 함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숙명여대에는 환경 디자인 관련 대학원 과정이 없어서, 친구들은 연구 쪽은 연세대 주생활학과, 취업 쪽은 홍익대 실내 디자인 전공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구요. 저는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셈입니다. 들어가서도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지를 증명하면서 첫 학기를 보내야 했어요. 결과적으로 아주 적성에 맞았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졸업한 후 96년부터 직장 생활을 한 후, 2003년에 창업을 했어요. 창업 직전에는 SK 주식회사에서 신규 사업개발과 외부 벤처 투자 검토를 집중적으로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아이디어를 낸 아이템이 통과되어서 당시 약 10억 예산으로 별도 조직으로 준비하던 시점에 대표님이 갑자기 교체되면서 사업개발팀 전체가 흔들리는 걸 봤죠. 저에게 선택지는 SK 남아서 캐시백사업팀을 가는 거였는데 저는 창업의 길을 선택했어요. 32살, 제가 하고 싶은 분야의 프로젝트를 하니 정말 즐겁더라구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존경하는 공공디자인 분야 1세대 김현선 교수님께서 계속 일하려면 박사가 꼭 필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마침 모교에 환경디자인학과 박사과정이 개설되어 2008년에 박사 공부를 시작했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19년엔가 10년 만에 가까스로 학위를 마쳤습니다 .
공부 이력이 꽤나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이름으로만 보면 ‘실내디자인 – 환경조경 – 환경디자인’이니 도시, 환경, 디자인 관련된 공부를 두루두루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도시나 환경 공부를 꽤 오래 하셨고, 강의도 하고 계신데 그 분야에 대한 철학이 있으시다면?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 도시 차원에서 설계적으로 멋지게 풀어서 만들었는데, 정작 잘 쓰이지 않는 공간이 되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거였어요.
제가 잊을 수 없는 도시의 어떤 Scene이 있는데요. 마포의 한 골목길이었어요. 복지관에서 나오는 작은 골목길에 어느 날 작은 플라스틱 벤치와 비를 살짝 피할 수 있는 덮개, 노란 벽이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동네 어르신들이 모이더니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되었어요. 어둡고 인적이 드문 곳이었는데 그냥 벤치와 덮개, 알등 몇 개만 가지고도 아침, 점심, 저녁 커뮤니티의 공간이 되는 모습을 본 거죠. 그 사례처럼, 너무 인위적이고 거대한 컨셉이 아니라 그냥 그곳에 계신 분들의 숨은 바램을 찾아내고 해결해 주는 그런 공간 기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Architecture without Architect’라는 말이 있어요. 건축가가 없는 건축, 그러니까 우리가 막 현란하게 말로 내뿜고 이런 것보다 어떤 포인트가 되어주는 그런 실질적인 배려나 표현이 가장 멋진 건축 아닐까 해서요. 저에겐 그 골목길이 그런 것이었거든요.
<사진: 대학원 재학 시 주민참여 설문 조사 중>
Q. 와, 멋진데요. 이후 회사 생활은 어떠셨나요?
도시건축가로 유명하신 김진애 전 국회의원이 대표로 계셨던 <서울포럼> 건축설계사무소에서 부산의 센텀시티 기획 업무를 진행했어요. 그 대표님이 굉장히 멀티형 인간이시라, 도시PD로서 건축, 도시, 그래픽, 콘텐츠, 3D, 영상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다양한 업무를 해야만 했고 기억에 남는 건 96년 당시 아크포럼이라는 건축 웹진을 우리나라 최초로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든 것입니다. 다음에는 작은 광고대행사에서 도시마케팅, 전시, 축제 기획 및 실행 업무도 하고, 테마파크 기획 업무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아까 말씀드렸던 거처럼 SK 코퍼레이션 사업개발팀에서 비즈니스 디벨로퍼로도 일했죠. 그러다가 에듀 콘텐츠라는 신사업 기획을 들고나와서 직접 창업을 하게 됐어요.
Q. 그 때 만드신 회사는 어떤 곳이었나요?
<오픈글로브>라는 회사였어요. 도시문화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종합 디자인 에이전시였고, 경관이나 전시 디자인 및 콘텐츠, 웹, 아카이브, 홍보영상, 책자, 굿즈까지 모두 다뤘어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가 넓다 보니, 일의 범위도 굉장히 넓었어요. 그렇게 일하면서 2007년에는 당시 삼성물산에서 일하시던 이태현 대표님과 용산 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도 같이 진행했었구요. 중간에 가족과 함께 외국 갈 일이 생겨서 더 키우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첫 회사고 10년 이상을 운영했으니 굉장히 애착이 있던 회사였지요.
Q. 홈즈 합류는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2015년 대표님께서 미스터홈즈 설립하신 것을 페북이나 지인들 통해서 알고 있었어요. 그 시점 저는 미국에 있을 때였는데 1~2년에 한 번씩 서로 연락하거나 홈즈 합류 오퍼를 하시더라구요(웃음).
당시에는 내 회사를 해야지 하는 생각이 우선이라 계속 사양했었는데, 2022년에 마침 코빌리지* 말씀을 하셔서 결정적으로 넘어갔습니다. “최 대표님 이제 용역 그만하고 싶지 않으세요? 직접 만들고 운영하고 싶지 않으세요?” 라고 하시는 말씀이 제가 홈즈에 오게 된 결정적 한 마디였습니다. 도시, 환경 쪽 하는 사람에게는 꿈 같은 프로젝트니까요. 제가 운영하던, 에이전시 단위 회사가 아니라, 투자∙ 개발∙ 운영∙ 중개까지 다 갖춘 홈즈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합류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덧붙여서 말하면, 홈즈스튜디오 선정릉도 너무 좋아 보였고, 도시환경을 좋게 만든다는 회사 가치도 평소 제 생각과 같아서 마음에 들었구요.
<코빌리지 전시회를 알린 개인 SNS 피드>
*코빌리지 : 지방의 인구 소멸 문제와 수도권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하면서, 도시에서 벗어나 교외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에 맞게 삶의 방식과 모습을 혁신한 공유형 마을. 강원도 고성에 건축 예정.*관련기사 <이데일리>
Q. 홈즈 합류 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맨 처음 했던 일은 코빌리지 사업 기획이었습니다. 워케이션 및 생활인구 개념 도입, 타겟팅의 재선정, 공간프로그램 기획 , 커뮤니티 서비스 등 열정을 담아 했던 것 같아요. 코리빙 사업본부와 홈즈명동점 운영까지 겹치면서 23년도 후반부터는 코리빙 사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입사 당시 제 업무 분야는 아니었던 홈즈스튜디오 원효로점의 정상화였어요 원래 공사했던 팀 수소문해서 물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입주민을 채울 수 있는 기본 환경을 갖추는 일을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문종환 전무님과 송현준 디렉터가 입사하면서 자연스레 입주율 100%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홈즈스테이 명동인데, 그 이야기는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웃음). 23년 5월 홈즈스테이 명동점을 오픈 이후 24년 1월 홈즈스테이 수원점 , 5월 G밸리 가산점, 7월 홈즈스튜디오 선정릉 리모델링 , 12월 홈즈레드 명동점 오픈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네요.
<서울 및 수원, 일본 도쿄까지 10개의 지점을 보유한 홈즈컴퍼니>
<서울 및 수도권에서 운영중인 홈즈스테이와 홈즈스튜디오 - 왼쪽부터 명동, 가산, 레드, 수원, 선정릉>
Q. 홈즈스테이 명동점, 지금은 아주 사업이 잘되는 곳인데, 처음 세팅은 힘들었나 봐요?
명동점이 우리 홈즈스테이* 브랜드의 시작이잖아요. 홈즈는 스테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스튜디오와 다른 또다른 의미에서는 B2C서비스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시작한 게 아닐까 싶어요. 홈즈스튜디오*는 특성상 고객들과 매일 대응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마케팅이든 고객 대응이든 모두 기본에 충실하게 진행하면 되는데, 스테이는 구조가 완전히 다르죠. 더구나 명동점은 300명 넘는 수분양자(자기 자본으로 방을 분양 받은 분)들이 존재하다 보니 이 분들을 설득하고 우리 편으로 만드는 일도 쉽지가 않았어요. 제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받았을 때 계약호실은 35실에 불과했습니다. 두 달 만에 130실, 그 이후 또 2개월 만에 180실로 늘었고 지금은 280실로 늘어났죠. 홈즈에 대한 위탁자분들의 믿음과 우리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홈즈스테이 : 1박 고객부터 1년 이상 장기 고객도 함께 있는 플렉시블 리빙 형태
*홈즈스튜디오 : 주로 몇 개월~몇 년 단위의 장기 고객이 있는 일반적 코리빙 형태
Q. 홈즈스테이는 단기 고객부터 장기 고객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묵는데, 호텔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저희는 당시에 핵심 타겟 고객을 3일 이상 묵는 비즈니스 방문객으로 상정했어요. 호텔이란 것이 하루 잘 때는 배낭 매고 갈 수 있지만, 3일 이상 머물려면 캐리어에 백 하나 정도는 가져가야 하잖아요. 이런 식으로 타겟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그 때 궁리했던 것이 ‘합리적’ ‘내추럴’ ‘어포더블’ 이런 방향이었어요. 필요 없는 것에 힘 주지 말고, 우리 고객이 정말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죠. 예를 들면, 집처럼 쉼과 잠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침대(린넨, 매트리스)만큼은 5성급 호텔에 들어가는 브랜드를 쓴다. 크기도 최소한 2인이 잘 수 있는 넓이로 한다. 어메니티도 ESG를 고려한, 편안하게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큐레이션 해서 제공한다, 작지만 그 공간 안에서의 고객 경험에 대해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고민하고요. 가령 2인이 홈즈스테이 명동점에 왔을 때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코리빙으로 장기 거주할 때도 꼭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일까 등등이요. 둘이 왔을 때 편안하고 편리한 서비스와 만약 둘이 머무를 경우에 마주 앉아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노트북과 핸드폰, 마우스 놓고 커피 한 잔 놨을 때 무리 없는 사이즈의 테이블이 필요하다 등등. 단순히 호텔이 아니라 플렉서블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는 코리빙 상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Q. 네, 늘 꽉 차있고, 특히 재방문율이 높은 이유가 있었군요. 그 외 숨겨진 포인트가 있었나요?
그 이후 다른 지점들 오픈이야기도 궁금하네요.
무엇보다 홈즈스테이 명동점의 현장 스탭들의 컨시어지 서비스가 중요한 요소일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 출장이나 방문하신 고객들이 재투숙 하는 경우도 많고요. 스탭들에 대해 감사인사 메모도 남기고 가십니다. 운영적 측면과 사용자 요구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가구 시스템을 적용하고자 시도했구요. 여러 모로 단기 고객과 장기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매달 위탁자분들과 정기회의, 반기별 사업보고, 카카오톡이나 카페를 통해 위탁자-홈즈의 건강한 거버너스 체제도 유지하고 있어요. 이것도 중요한 ESG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24년 1월 홈즈스테이 수원, 5월 G밸리, 홈즈레드 명동점 12월 오픈까지 홈즈 전체가 열심히 달려왔어요. 3 - 5 – 2, 각 지점별 프리런칭 기간입니다(웃음). 그리고 홈즈스튜디오 선정릉 재매입 후 리모델링도 같이 마무리했던 다이내믹2024년이네요.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처럼, 모든 프라퍼티가 참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스테이 손님들에게 꼭 커피를 내려서 따뜻하게 대접하고 싶습니다(웃음). 따뜻한 불빛 아래, 고소한 산미가 깃든 커피. 오가는 좋은 대화가 있는 공간. 홈즈인이 하나하나 애정을 가지고서 운영하고 있음을 알리면서요.
그런 면에서 P&S(Product & Service) 영역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시기가 내년이라고 생각해요. 홈즈에서는 최근 오픈한 홈즈레드 명동점의 상품기획, 콘텐츠를 브랜딩화해서 2025년 글로벌 진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단순히 공간 만드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콘텐츠, 서비스 등 상품의 기획 및 실행 – 런칭 – 피드백을 통한 새로운 전략 도출과 실행,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Q. 내년, 코리빙 본부의 목표로 삼으신 것이 있다면요?
수치나 세일즈 목표도 있지만, 제가 첫번째로 중요한 목표로 삼은 것은 홈즈스튜디오와 홈즈스테이의 표준화된 매뉴얼, 상품 기획 – 공간과 서비스의 스탠다드를 만드는 거에요. 스테이는 그래도 최근에 4개 지점을 연달아 오픈하면서 어느 정도 기본 데이터들이 모여가고 있는 듯 하고 스튜디오의 경우에는 몇 년 동안 신규로 오픈한 경우가 없어서 추가적인 정리가 더욱 필요합니다. 특히 IP비즈니스로 홈즈 사업 분야의 밸류를 높이기 위한 R&D, 브랜드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대표님의 항상 말씀하시는 PD 중심 체제를 위한 기본 인력 양성과 팀빌딩도 큰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각 지점의 매출 증대, 손익 달성을 위해 다른 팀과의 협업을 통해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Q. 홈즈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문지원 님이죠(웃음). 우리는 애증의 관계에요(저는 애인데 지원님에게 저는 애증이 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랑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주말까지도 늘 같이 일했으니까요. 고생 많이 하는 거 알고, 고맙고 애틋하기도 하지만, 늘 제가 기대치가 높아서 더 많이 요청해서 힘들게 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지원님이 뭘 보여 주더라구요. 제가 입사하고 첫 회의 마친 날 지원님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제가 보면 울지도 모른다고. 그걸 보고 울지는 않았지만,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한편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기대하고 왔는데, 지난 2년 간 내가 이 친구에게 과연 이런 상사가 되어 줬는지 울컥했습니다. 얼마 전 결혼한 상묵님이(지원님은 홈즈커플입니다) 저한테 ‘장모님’ 그런다니까요. 회사에서의 관계가 끝나더라도 오래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최근 P&S 합류한 박아름 팀장! 단시간에 굵게 서로 합을 맞췄는데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서로 일하는 즐거움이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에게 서운했던 점은 모두 잊어 주시길 두 분께 부탁드려요(웃음).
<사진: 홈즈 전 직원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문지원님과 함께>
Q. 인재상이 분명하신 것 같아요. 어떤 분과 같이 일하고 싶으세요?
모든 리더가 그렇듯, 저도 당연히 능력과 태도 둘 다 봐요. 능력이라고 하면, 물론 혼자서도 잘 하면 제일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100퍼센트 완벽할 수는 없으니,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 시너지를 가져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태도 면에서는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 좋아요. 자기가 안 해 놓고 한 척하는 친구는 곤란하죠. 그런 사람은 결국 주변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든요. 자기도 모르게 상처를 주거나, 낙담하게 만들거나. 정리하자면, 일은 기본이고, 조직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는 관계를 만들어 갈 줄 아는 사람을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Q. 굉장히 여러 분야에 걸쳐서 일을 하셨는데, 가장 전문 분야를 꼽으신다면?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저는 다양한 영역에서 넓게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웃음). 일을 한 부분만 하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작은 에이전시 대표를 오래 하다 보니 그게 몸에 밴 것 같기도 해요. 그 중에서 제일 잘 하는 것을 굳이 꼽으라면 공간 기획이겠지요. 디자인을 중심으로 시작했고, 기획과 마케팅과 운영까지 아우른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전시나 이벤트, 축제 운영 등 도시 소프트웨어적인 분야는 경험이 꽤 있었지만 호스피탈리티쪽 운영은 홈즈에 와서 배웠습니다. 23년 홈즈스테이 명동점 런칭 후에 대표님께서 해당점 운영까지 맡아 책임지라는 말씀에 사실 정체성 혼돈까지 왔었는데 오히려 이 일을 계기로 새로운 시야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새로운 적성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웃음), 제 개인 커리어가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엮어진 느낌입니다. 홈즈와서 가장 많이 채워진 분야죠.
<사진: 송년회에서 막간 업무 논의 중>
Q. 커리어로 보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주거 관련 일을 계속 해 오셨는데, 만족하시나요?
음. 저는 기본적으로 집이라는 것을 ‘삶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을 담는 삶터로서 이걸 보는 거예요. 그러면, 주거란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 또는 액티비티를 통해서 달라지잖아요. 이태현 대표님이 자주 말씀하시는 “공간은 사용하는 이들에 의해 가치가 정해진다”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공간 이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주거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달라지는 사람과 활동에 대한 대응을 위해 유연하게 움직여야 해요. 그 변화무쌍함이 저는 좋아요. 저한테 제일 힘든 것은 루틴한 일을 매일매일 해 내는 거에요. 가령 일상의 자극이 없이 유지운영을 하는 것만이 주어질 때 힘들어할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보지 못했고요. 오히려 매일 바뀌는 문제 나 과제를 만들고 그에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저는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것을 느껴요. 오늘 힘들어도 내일 또 신나서 시작하는 것은 아마도 제 그런 본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와! 천직이시네요. 감동적입니다~)
Q. 가족분들에게 전무님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평강공주”라고 해주네요. 살아남기 위해서 원래 저에 대한 대외적 언사가 몸에 밴 사람이라(웃음). 30%로 감해서 들으시면 될 거 같아요.
우리 아들은? 아마 ‘가족들 케어는 별로 안 하면서 너무 당당한 이상한 엄마’라고 할 것 같아요. 병 하나 제대로 따지도 못할 정도로 힘 없는 척하는데, 정작 자기 등짝 스매싱은 강력하다고 투덜거리니까요. 하지만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하하.
<사진: 미국에 유학 중인 아들, 남편과 함께>
Q. 회사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람일까요?
관계에 따라 평가는 아주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과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요(웃음)? 홈즈 입사 후 친구들은 제 회사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Q. 향후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지? 그 일을 할 때 홈즈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요?
세 가지 꿈이 있어요. 일단은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 다음은 고아원 후원 활동. 마지막은 할머니 그림책 작가요.
일단 첫번째는 저만의 공간을 하나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다는 것. 업무로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내 공간이 생기면 좋겠다는 당연한 생각이죠. 부티크 호텔이라고 거창하게 얘기는 못하겠지만, 아지트 정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모이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두 번째는 제가 대학교 때부터 직장 다니는 기간에도 고아원 야학 활동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끊겼어요. 그래서 거창하게는 아니라도 그런 일을 끊기지 않고 길게 해보고 싶어요. 그런 일들을 대학 때도 했는데 돈도 더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도 더 파워가 생겼는데도 못하고 있으니 반성이 됩니다.
세 번째, 그림책 작가는 무슨 이야기인지 아시겠죠(웃음)?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부지런하게 뭔가 매일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할머니가 돼서도 생산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홈즈에서의 경험은 1000%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제 부족함을 느끼고 채워가는 과정이 홈즈에서의 일상이라서요. 그리고 여기서 만난 좋은 동료들까지요.
(너무나 열정적인 홈즈인, 최희경 전무님 퐈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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